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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치기

해커 선언문 (원제 : 해커의 양심)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6. 4. 11:06

해커 선언문


"The Mentor"


 


오늘 또 한명이 잡혔다.


신문마다 야단이다.


"컴퓨터 범죄 사건으로 십대 체포",


"은행 컴퓨터 조작으로 해커 체포"...


 


빌어먹을 어린 놈들, 그놈들은 다 똑같아...


 


하지만 당신은 싸구려 심리학과 1950년대식 테크노브레인 속에서나마


해커의 눈동자를 깊숙이 살펴본 적이 있는가?


왜 그들이 그런 장난을 하는지,


무엇이 그들을 만들었는지,


혹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해커다.


나의 세계로 오라.


나의 세계는 학교에서 시작한다.


나는 대부분 학우들보다 똑똑하다.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우리를 지겹게 한다.


 


빌어먹을 놈들, 그놈들은 다 똑같아...


 


나는 중학교/고등학교에 다닌다.


선생님이 분수계산 방법에 대해 떠드는 것을 수십번은 더들었다.


나는 이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다.


"아니요, 선생님. 계산과정은 보여드릴수 없어요. 암산으로 했거든요."


 


빌어먹을 어린 놈들, 아마 베꼈을거야. 그놈들은 다 똑같아...


 


오늘 나는 뭔가를 발견했다.


컴퓨터를 찾아낸 것이다.


잠깐, 이거 죽이네. 내가 원하는건 죄다 해주잖아!


만일 이 기계가 실수한다면 그건


이놈이 나를 싫어해서도, 겁을 먹어서도


내가 똑똑한 놈이라고 생각해서도, 가르치는 것을 싫어해서도


딴일을 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내가 그렇게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어린 놈들. 그놈들이 하는 짓이라곤 게임밖에 없어. 그놈들은 다 똑같아...


 


그리고 갑자기 일이 터졌다.


세계로 나가는 문이 열린 것이다.


마치 헤로인이 중독자의 정맥 속을 흐르듯이


그렇게 전화선을 타고 흘렀다.


전자 펄스가 보내지고,


매일 똑같은 지겨운 일상으로부터 탈출구를 찾아낸 것이다.


나는 baud를 찾아냈다.


"바로 이거야. 내가 속한 세상은 바로 여기야..."


나는 이곳의 모든 사람을 안다.


내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도,


전에 한 번도 이야기해 본 적이 없는 사람도,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한 번도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사람도...


나는 모두를 알고있다.


 


빌어먹을 어린 놈들. 전화선으로 또 장난질하고 있잖아. 그놈들은 모두 다 똑같아...


 


우리는 모두 가 똑같다고 장담할 수 있다.


학교에서 푸짐한 밥을 먹고 싶을때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유아식이었다.


당신들이 우리에게 준 음식이라고는


어른들이 씹어놓은 아무 맛 없는 무미건조한 것이 고작이었다.


우리를 지배하는 사람은 새디스트.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감정이 말라 비틀어진 사람


우리에게 가르칠 것이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우리가 열심이라는 걸, 우리에게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기란


사막에서 물을 찾는것 만큼이나 어려웠다.


 


여기가 우리 세상이다.


전자와 스위치로 이루어진 세상,


아름다운 baud 세상.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를 공짜로 사용했을 뿐이다.


우리가 사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기껏해야 돈에 환장한 놈들의 짓거리,


그것도 아니면 지저분한 싸구려 장난감일 뿐이다.


 


하지만 당신은 우리를 범죄자라 부른다.


우리는 탐구하는 뿐인데...


 


하지만 당신은 우리를 범죄자라 부른다.


우리에게는 피부색도, 국적도, 종교적 편견도 없는데...


 


하지만 당신은 우리를 범죄자라 부른다.


당신들은 원자폭탄을 만들고, 전쟁을 일으키고,


살인을 하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면서


그 모든 것들이 우리를 위한 것이라 믿게 만들려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범죄자다.


나는 범죄자다.


나의 죄목은 호기심.


나의 죄목은 인간을 외양이 아니라 말과 생각으로 판단하려 한 것.


나의 죄목은 당신보다 똑똑하다는 것.


아마 당신은 나를 영원히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해커다.


이것은 나의 강령이다.


당신은 나 한사람을 멈출 수는 있지만


우리 모두를 멈출 수는 없다.


어쨌거나 우리는 다 똑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