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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work/Web

Apache Web Server의 어두운 미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 28. 01:50
넷크래프트(Netcraft)의 서버 시장 조사에 의하면 2001년 상반기, 아피치 웹 서버의 시장 점유율은 5% 정도 하락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웹 서버 점유율은 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양측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점유율을 5%씩 주고 받은 것은 오픈 소스 웹 서버의 어두운 미래를 알리는 일종의 신호처럼 보인다.

물론 아파치가 아직도 웹 서버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도대체 언제까지 아파치가 MS의 추격을 뿌리치고 웹 서버 시장의 1위를 고수할 수 있을까? 아파치 웹 서버는 현재 결코 느긋하게 마음을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아파치가 지난 2년간 서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해 왔다는 사실은 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현실을 직시하자. 지난 2년간 아파치는 사용자 편의를 위한 이렇다 할 기능을 내놓은 적이 없다. 아파치는 아직까지도 기본적인 GUI 셋업 툴 조차 제공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많 은 수의 오픈 소스 신봉자들은 아파치의 시장 점유율이 요즘 들어 조금 떨어진 것에 대해 별다른 걱정을 하는 것 같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어떤 이상한 사람이 유닉스/아파치에서 윈도/IIS로 전환하고 싶을까?’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오픈 소스 신봉자들은 현실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 웹 서버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파치가 제공하고 있는 월등한 HTTP 기능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HTTP는 그저 웹 서버가 제공해야 하는 공통된 기능일 뿐이다.

이 제 웹 세상은 웹 서버에서 웹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웹에선 더 이상 기본에만 충실한 ‘모범생’ 같은 웹 서버를 원하지 않는다. 웹 서버의 기본적이고 견고한 기능에만 충실한 아파치는 자꾸만, PDA와 같은 디지털 기기가 지배할 세상에서 고립되고 있는 전자 계산기 모습을 연상시킨다.

MS의 IIS는 더 이상 웹 서버가 아니다. IIS는 이제 MS 닷넷(.Net)을 위한 전략 요충지로 자리잡고 있다. MS는 이제 닷넷의 웹 서비스를 지원하고 싶은 사용자들은 IIS나 윈도를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상황을 유도하고 있다.

IIS은 이제 닷넷을 위한 웹 서비스 제공 플랫폼이다. 물론 IIS는 ‘웹 서버’로 이용되기에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 말하자면 IIS는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웹 서버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웹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다

닷 넷의 그림자가 시장을 엄습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픈 소스 이용자들은 아직 지나친 자기 만족에 빠져 있다. 이들에게 아파치 2.0 서버와 모질라(Mozilla) 1.0 클라이언트만 있으면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인다. 모질라는 XUL에 크로스-플랫폼 오브젝트 모델을 지원하니 브라우저가 아닌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고, 아파치 2.0은 새로운 API 모듈에 멀티-프로세스와 멀티-스레드 기능을 한데 갖추고 윈도보다 훨씬 안정적이니 그럴 만도 하겠지.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대세가 어떻게 흘러가느냐 이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평범한 웹 서버를 원치 않는다. 이제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 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아파치는 버전이 2.0에 이르기까지 아직 주목할 만한 사용자 편의 환경을 구축하지 못한데다, 새로운 웹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만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 주장에 강력 반박할 사람들도 있을 게다. PHP는 ASP보다 시장 점유율이 월등히 높은데다 PHP만으로도 갖가지 훌륭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아파치 사용자들은 PHP만 있으면 상용 판매 중인 대부분의 웹 애플리케이션을 대체할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것도 상업용 웹 애플리케이션에 1/100도 안 되는 가격으로.

하지만 PHP가 ASP를 완전히 능가할 수는 없다. PHP는 아직 웹 스크립팅 언어일 뿐이다. PHP는 아직 기업용 컴포넌트 아키텍처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WSDL과 UDDI를 직접 실행하지도 못한다.

반면 ASP는 이미 ASP.NET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ASP는 이제 기업용 웹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MS의 웹 서비스 플랫폼을 완벽히 지원하기 위한 길로 들어선 것이다.

여러 차례 강조해 왔지만 앞으로의 대세는 웹 서비스다.

웹 서비스는 그리 복잡하지도, 그렇다고 그리 간단하지도 않은 개념이다. 기술적인 용어로 설명하자면, 웹 서비스는 HTTP 위에 놓인 XML라고 할 수 있다. 풀어 설명하자면, 웹 상의 모든 애플리케이션들이 사전 계약이나 약속 없이 서로 ‘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웹 서비스의 기본 개념이다. 웹 서비스를 통해 애플리케이션들은 서로 알리고, 이해하고, 서로의 기능과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알다시피, 오픈 소스는 바로 이 ‘공유’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웹 서비스의 기본 개념이 공유라면, 오픈 소스가 ‘소유’를 기본 개념으로 삼는 MS보다 웹 서비스 분야에서 더 앞서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 러나 아파치로 대표되는 오픈 소스 웹 서버는 지금껏 너무 평범한 기능에만 집착해 왔다. HTTP 기능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월등한 성능을 보이곤 있지만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 줄 ‘비전’은 없었던 것이다. 아파치는 이제 앞으로 시장에서 자신을 마케팅 할 능력을 잃어버렸다.

아파치가 IIS와 같은 상업용 서버의 도전을 막기 위해 견고하고 기본에 충실한 기능으로 막강한 철옹성을 쌓았더니, MS는 그 성을 아주 쉽게 돌아가는 방법을 만들어 낸 셈이다.

(다음 주에는 닷넷에 대항하는 오픈 소스 진영의 희망, J2EE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