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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치기

성상식-성의학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13. 22:05

인류역사와 더불어 강장제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드물다. 겉모습이 남성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바나나와 굴이 강장제로 여겨지기도 했다. 바나나는 성기와, 굴은 고환과 닮았기 때문이다. 굴은 오랫동안 성욕을 촉진하는 것으로 믿어져 왔으나 과학적인 분석결과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드물거나 새로운 것을 강장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 영국인들은 이것이 성욕을 촉진시키는 음식이라고 믿었다.

그래도 가장 광범위하게 믿고 있는 성욕촉진제는 역시 알코올이다. 알코올은 소량을 섭취하는 경우에 죄의식과 자기억제를 풀어주는 심리적인 영향 때문에 강장제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정도를 넘어서면 확장된 전신의 혈관이 발기를 어렵게 만들고 성욕을 억제시킨다.

현대와 와서 아프리카에서 쓰여 오던 요힘빈나무에서 추출한 요힘빈이 의학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강장제였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관리국(FDA)은 1973년 공식적으로 이 약의 판매를 금지시켰다. 10여개의 과학적인 연구논문에 따르면 요힘빈도 위약(僞藥)효과뿐이라는 것이다.

민간에서 널리 알려진 여러 가지 강장제는 그 효과가 훨씬 더 의심스런 것이 많다.
굴을 가공한 굴젓을 비롯하여 구기자 부추 마늘 연밥 새우 미꾸라지 잉어 홍삼 해구신 보신탕, 그리고 동남아 지역에서 비싸게 팔리고 있는 구린내가 나는 과일 두리언까지도 모두 현대의학에서 강장제의 의미를 잃은지 오래다.

1980년대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한 성의학은 요힘빈을 넘어서는 새로운 강장제를 찾고 있다. 파파베린이나 지난해 7월 FDA의 승인을 받은 프로스타글란딘E1 등은 쉽게 먹을 수 있는 약이 아니고 주사로 맞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탁월한 효과를 자랑한다.

먹는 약으로는 항우울제로 쓰이는 트라조돈이나 파킨스병에 쓰이는 L도파, 마약 길항제인 아포모르핀들이 임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약들도 심리적인 기능은 무시하고 생리적으로 성욕과 성기능만 증가시켜 줄 뿐이다.

사랑과 성욕이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고 한 여자에게서 사랑(감정)을, 다른 여자에게서 성욕(쾌락)을 찾는 남성의 심리적인 분열을 이런약들이 조장하는지도 모른다.

전설적인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은 나이 54세에 17세의 오나 오닐과 네 번째로 결혼했다.
그 소녀는 유명한 극자가 유진 오닐의 딸. 그녀는 당시 채플린의 아들과 서로 좋아하고 지내던 때였다.

결혼후 채플린은 스위스에 살면서 『오나와 같은 여자를 미리 알았었다면 그렇게 많은 여자와 관계를 가질 필요가 없었을텐데』라며 목가적인 생활을 즐겼다.
그는 나이 70세가 넘어 여덟 번째의 자식을 낳았다. 이미 다른 여자들과의 사이에서도 몇 명의 자식이 있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 나이 50이 넘으면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고 성적활력도 줄어든다. 65세가 되면 수면중 발기능력과 피부감각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른바 정년퇴직하는 나이인 것이다.

미국에선 이 나이에 주 1회 정도의 성적관계를 하는 인구는 10% 정도에 이른다는 것이다. 40대에서 80%, 50대에서 50%에 비하면 급격한 감소현상이다.

그렇다고 성적으로 정년퇴직하는 것은 꼭 아니다.

인간의 남성호르몬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성적활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80대 남성호르몬의 양은 20대의43분의 2정도 유지된다.

성이라는 것이 젊음만이 가지는 특권이고 나이가 든 사람을 성적으로도 끝났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고 편견이다. 성생활이 가져다 주는 친밀감, 흥분, 기쁨은 나이가 들어서도 줄어들지 않는다.

또 연구결과 발기력의 저하보다도 더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행위에 대한 걱정이다. 여자 파트너가 만족하지 못할까 혹은 자신의 분비물이 적지 않을까 하는데 대한 불안이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어도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질의 분비물만 줄어들 뿐 음핵이나 다른 성감대의 자극반응은 변하지 않는다. 여성호르몬의 양은 줄어 들지만 남성호르몬의 양은 오히려 증가한다. 이것이 나이가 들어서도 성적욕구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중의 하나였다.

할리우드의 바람둥이, 섹스 머신이라는 별명을 듣고 자신의 그 「크기」를 가지고 「여덟번째 불가사의」운운하던 찰리 채플린. 그의 말은 시사적이다.

「어떤 예술도 짧은 시간에 배울수 없다. 마찬가지로 사랑의 행위는 숭고한 예술이고 그것은 지속적인 연습을 필요로 한다」.

 

동물의 수컷 성기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 뉴욕 맨해튼의 코넬의과대학병원 비뇨기과 발기부전클리닉 진료실에는 여러 「실물」이 걸려 있다.
동물의 수컷성기가 발기했을 때 크기는 고래 3m, 코끼리 1.5m, 말 1m, 소 90cm, 고릴라 5cm, 인간 15cm(한국인의 경우 평균 11.2cm라는 조사도 있음), 모기 0.03cm등이다.
고래가 그 덩치답게 크기를 자랑하고 있고 코끼리도 그런대로 덩치에 어울릴만하다.
말도 역시 에쿠우스라는 연극이 상징하는 것처럼 그 크기가 만만치 않다.

인간도 몸집에 비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성적으로 선택받은 포유류니까.
하지만 사람의 성기에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그것은 다른 대부분의 영장류 포유류와는 달리 뼈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기부전이란 남성 최대의 자존을 건드리는 병에 걸린다.
굳이 병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나이 50이 넘으면 급격히 남성호르몬 분비가 떨어진다. 또 동맥경화증이라도 있으면 영락없이 발기부전의 현상은 나타난다.
그래서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라도 고치고 싶은 안타까운 상황에 빠지게 된다.

발기는 그곳으로 흐르는 피의 흐름이 좌우한다. 젊었을 때에는 그곳으로의 피 흐름이 왕성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피의 흐름이 줄어든다.혈관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영락없이 남성의 상징은 흐느적거린다. 심리적인 원인도 상당수 차지하지만 나이 50이상에서는 거의가 체질적인 원인에 의해서 생긴다.

그렇다고 몇 년전까지 의학계에서 해왔던 것처럼 부족한 남성호르몬을 보충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증상의 호전은 별로 없이 미국 남성들에게 제일 많은 암인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많아지고 고환의 위축, 불임과 같은 부작용만 더 많아진다.

발기부전의 치료를 위해서는 혈관이 막혀 있는 정도가 어느정도인가, 혈류의 속도가 어느정도 인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곳에 있는 혈관의 크기는 아주 작기 때문에 이것을 찾는데는 현대의 첨단 기기들이 동원되고 있다.

80년대 후반에 개발된 초음파검사법의 일종인 도플러 검사법과 90년대 초에 개발된 음경주사제인 프로스타글랜딘요법이 음경동맥의 혈관 막힘과 혈류(血流)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그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20여년 전만 해도 정설로 믿어왔던 「발기부전의 모든 원인은 당신 머리에 있다」는 심리학적 원인론이 새로운 검사법의 발전으로 무참히 무너졌다.

손가락의 동맥보다도 훨씬 작은 이 조그만 동맥의 혈류가 결국은 남성의 성적인 힘을 상징한다. 그것 때문에 울고 좌절하는 남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창조주가 녹슬지 않는 동파이프로 시공해 놓았으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텐데.

산부인과의사인 윌리엄 마스터스와 임상심리학자인 버지니아 존슨은 지난 66년 기념비적인 책을 출판했다.
1만번이 넘는 인간의 성접촉현상을 직접 관찰하여 사람의 성반응이라는 저술을 낸 것이다.

이 책은 몇몇 중요한 발견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여자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인 반복 오르가슴이다.
모든 여성이 다 그러는 것은 아니고 약 15∼20%의 여성만이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0년대는 마릴린 먼로로 상징되던 관능적이면서도 지능이 약간 모자라는 듯한 여성상이 마스터 섹스심벌로 부상했다.
그러나 먹는 피임약의 개발과 더불어 시작되었던 60년대 여성해방운동은 스와 존슨의 반복 오르가슴과 음핵을 통한 오르가슴이 더 강력한 것이라는 발견으로 더욱 기세가 등등했다.
그 때까지 수십 년을 믿어왔던 프로이트의 「질을 통한 오르가슴만이 진정으로 성숙된 것」이라는 남성우위(의존)적인 이론은 빛을 잃어갔다.
말하자면 남자없이 얻는 오르가슴도 더 강력한 것인데 무엇 때문에 남자가 필요하느냐는 얘기다.

그 이후로 다음과 같은 주장들이 성의학자들에게 보통의 얘기가 되고 있다.
여자의 음핵은 성적 기쁨을 위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기관이다.
남자의 성기는 성욕뿐만 아니라 소변을 보는 기능과 생식을 위해 정액을 배출하는 임무까지 맡고 있는 것을 보라. 남자들은 성행위 후에 몇분에서 몇십분간 꼼짝 못하지만 여자들에게는 그런 무감응기가 없지 않느냐. 여성에게 성은 신이 내린 축복이다』

인간만이 아니라 일부의 영장류도 음핵을 가지고 있긴 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동물세계의 암컷에서는 교접시 음핵을 통한 성적흥분이나 오르가슴이 없다.
오직 수컷만이 성적으로 반응한다. 또 여성이 성반응은 다른 포유류와 달리 발정기가 없다. 언제 어디서나 섹스가 가능하다.

물론 월경중이거나 임신 및 출산직후에도 가능하다. 서로 마주보고 할 수 있는 대면위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성행위 자세다.
이것도 여성의 음핵과 정신적인 안도감이라는 여자의 만족을 위해서인지 모른다.
커다란 젖가슴과 튀어나온 엉덩이, 털이 거의 없는 매끈한 피부는 인간 여성만이 가진 특징이다.
여기에다 남자들에게는 없는 반복 오르가슴의 능력까지 가지고 있지 않은가.

성기능장애에까지 시달리고 있는 남자들에 비하면 여성의 성반응은 창조주의 축복일 수 있다.

대체로 조루증을 보이는 사람들은 사정을 억제해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들은 관계를 시작하면서 운동경기를 생각하거나 아주 기분 나빴던 상사의 얼굴을 떠 올리려고 노력하다고도 한다. 술을 마시기도 하고 콘돔을 두 개씩 뒤집어 씌우기도 한다.

때로는 감각을 무디게하려고 마취용 연고를 바르기도 한다.
드물게는 뒷골목에서 효과도 전혀 없는 이상한, 위태로운 수술을 받기도 한다.

어떤 남성들은 비교적 사정이 늦은 두 번째의 성행위에서 빠른 사정을 보상받으려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얘기도 젊은이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다.
스스로 자극할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버티다가도 여성의 그 안에만 들어가면 맥을 못추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상황은 전적으로 습관에서 비롯된다.
혼자서 평온하게 쾌감을 즐기다가도 파트너를 위해서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긴장이 앞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오래도록 버텨야 한다는 압박감은 스스로 만든 것에 불과하다.
여성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육체적인 성적 장애보다도 그 기분을 어루만져 주지 못하는 남성의 무감각 때문이다.

그러나 조루증이 있는 사람이 아무리 사려깊고 신중하게 행동하더라도 남성의 성적 기능장애가 파트너의 감춰진 불안, 가령 지나치게 뚱뚱하다든지 못났다든지 하는 등의 감정에 불을 댕길 때는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여성은 파트너가 오래 끌지 못하는 무능력에 기분 좋을리는 없지만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경이 과민한 여성은 남편이 쉽게 끝내버리는 것이 자기에게 무관심하기 때문이라고 오해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 수가 있다.

최근에 나온 콜로미프라민, 프로작, 졸라프트는 모두가 항우울제로 개발되어 온 약들이다.
그 부작용은 조루증의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불면증에 원인치료는 안하고 단순히 수면제를 처방하는 것과 같다.
그 수면장애가 일시적인 것이라면 몇번의 약물복용은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조루라는 것은 대체로 평생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처방에는 문제가 있다.

조루증환자는 전체인구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발기부전이나 여성불감증이 10분의 1인 것에 비하면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그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마스터스와 존슨은 이미 70년대에 약물치료없이 행동요법만으로 조루환자를 2주일만에 95%이상의 치료효과를 얻은 결과를 발표했다.
그후 이 치료결과는 수많은 성의학자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마취제나 연고를 바르고, 뒷골목에서 수술받는 치료법은 처량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환자를 만들 수 있다.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 놓을 때까지 이 결혼은 영원하리라」.
이런 결혼의 맹세는 3천여년을 넘게 지속돼 온 기독교 및 유태교의 교리에서 비롯한다.

이 결혼제도가 20세기를 넘기면서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성개방 물결과 함께 여성들이 경제력을 갖게 되고 또 육아로 보내는 시간을 줄이면서 성의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의 알프레드 킨제이교수는 1948년 적어도 미국 기혼남성의 50%이상이 혼외정사의 경험이 있고 40세 이하 기혼여성의 4분의 1정도도 이러한 경험이 있다고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었다.

불과 30년이 지나 성적개방이 붐처럼 휘몰아치던 70년대 후반 레드북 보고서는 35세 이상 기혼여성의 70%정도가 혼외정사를 했었고 그들의 평균 혼외관계 지속기간은 21개월이었다고 했다.

1년전 쯤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차를 몰고 가다가 몇백만달러복권에 당첨됐다는 억세게 운좋은 월급쟁이가 흥분하여 떠드는 소리를 들었다.
미국에서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몇십만분의 1, 자동차사고에서 살아 남을 가능성은 몇십분의 1, 미국 여성이 숫처녀일 가능성은 13분의 1 이라는 등의 얘기를 하면서 자기가 숫처녀와 결혼한데다 복권까지 당첨됐으니 스스로 얼마나 행운아인지를 과시하는 얘기였다.

다른 것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13분의 1 이란 숫자만 뇌리에 박혀있다.
1900년대부터 60년간 미국 10대 여성들의 성경험률은 10배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60년대 초에 피임약이 개발되고 얼마안있어 낙태가 법적으로 허용되면서 그 숫자는 더욱 늘어 현재 여러 가지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19세 이상의 여성 70%와 19세 남성 80%이상이 혼전 성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동기는 남자나 여자 모두 「다들 그러니까」라는 이유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자의 경우는 「사랑하니까」「성숙해지고 싶어서」, 남자의 경우는 「성욕 때문에」「호기심때문에」등도 그 이유였다. 특이한 것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거나 학교 성적이 낮고 편모 및 이혼과 같은 나쁜 가정환경, 낮은 사회 경제적인 조건, 어머니나 형제가 10대에 임신한 적이 있는 가계의 자녀등에서 일찍 성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대 유태인 법에는 자위행위를 하다가도 발각되면 사형의 대상이었다.
이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성에 대한 태도가 금세기들어 최근 수십년동안에 너무나 무섭게 무너지고 있다.

급격히 서구화로 치닫고 있는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결손가정 같은 나쁜 가정환경등이 혼전의 순결을 해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서구의 성개방 현장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윗물 맑은 가정의 아래 대(代)도 맑고 건강하게 자라는 셈이다.

10여년전 영국 런던의 한 모임에서 어느 성의학자의 엉뚱한 행동은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화제로 남아있다.

주위 여건에 아랑곳 없이 그는 약물 주사로 발기가 되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불쑥 무대위로 올라 섰다. 그리고 바지를 내려 직접 자신의 성기를 꺼내 주사를 놓고 방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발기상태를 확인까지 시켰다. 청중들 가운데 몇몇은 단상으로 올라가 혹시 인공 보형물을 사용한 것이 아닐까하고 확인까지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에게 많았던 심리적 원인의 발기부전은 70년대 마스터스와 존슨 및 필자의 스승이던 헬렌 카플란의 성치료법으로 상당히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50대 이상의 남성에서 보이는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에는 보형물 삽입과 같은 외과적인 치료법이 고작이었다.

영국 모임에서의 작은 소동은 주사약으로 발기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이 약은 파파베린이라는 것이다. 그 한해 전인 1982년 프랑스 의사인 로널드 비락이 처음 이 약의 효과를 발표했다.

파파베린을 음경에 주사하면 30분 이상 발기상태를 지속시킬 수 있다. 요컨대 이 방법은 각종 질병이나 나이에서 비롯된 발기부전인 사람들에게 복음처럼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 주사약의 사용이 최근에 미국에서는 급격히 줄고 있다. 이 약을 3년이상 사용한 환자의 3분의 1 이상에서 음경이 섬유화되거나 반흔이 나타나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 7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프로스타글란딘E1은 그 후속 타자로 손색이 없을 만큼 부작용없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주사약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값이 비싸고 간혹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큰 흠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나 이스라엘 같은 나라에서는 단지 비싸다는 이유 때문에 아직도 주로 파파베린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도 상당수 의사들마저 주사치료를 통해 얻는 괄목할만한 결과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주사치료의 효과만을 따지고 볼 때 환자의 85%이상이 충분한 능력을 회복한다.
교통사고나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척추장애 환자의 경우에 있어서도
주사치료의 효과는 90%이상이다. 오히려 이들은 정상인보다 신경차단으로 인한 과잉반응 때문에 소량으로도 잘 반응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것은 젊은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심인성(心因性) 발기부전환자들은 정신과적인 성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랑과 친밀감이 단순한 성욕이나 음경의 발기능력 보다는 인간의 성생활에 더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성적능력의 회복에도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중세기에 수도자들은 불모의 사막이나 캄캄한 동굴에서 은둔하며 기도생활을 했다. 그들은 때때로 육체적인 유혹에 못이겨 여자가 있는 마을로 달려가기도 했다.
그 결과 그들의 일부는 몸에 상처와 부스럼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얼굴은 부풀어 오르면서 고름이 털구멍마다 흘러 내리는 일이 생겼다. 그들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쓰러지면서 하느님이 금욕을 배반한 자신들에게 문둥병으로 벌을 내린 것으로 믿었다」.

인간의 억제할 수 없는 성욕을 얘기할 때 자주 예로 드는 것이 바로 카잔치키스가 쓴 자서전적 에세이인 「성자의 병」이다.

예로부터 인간의 성욕을 떨어뜨릴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플라톤이 제시하였던 찬물에 목욕을 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 약초나 술을 많이 마시는 방법도 사용돼 왔다.

군대나 형무소등에서는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 흔히 음식에 초석 (질산칼륨)을 넣는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초석은 성욕이나 성기능에 영향이 전혀 없고 다만 이뇨와 음식의 부패를 막는데 효과가 있다.

60년대 중반부터 남성의 성욕을 떨어뜨리는 방법의 하나로 여성 호르몬의 하나인 프로제스테론과 사이프로테론이 사용됐다. 그 대상은 주로 성범죄자들에게 적용됐다.

이 약들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혈중농도를 떨어뜨리고 성적 환상을 억제하여 성충동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킨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확실한 효과를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잠자고 있는 동안에 나타나는 생리적인 성욕만 억제할 뿐이었다. 그 이유는 남성의 성충동이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남성호르몬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일부 약은 성적 장애를 일으킨다. 이뇨제, 알파 베타 차단제가 그런 약이다. 그러나 프라조신이나 칼슘채널차 단제등은 비교적 발기부전을 덜 일으킨다. 의사들은 대부분 환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성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약을 처방하지 않는다.

고혈압약외에도 성욕을 감소시키는 약은 많다. 위궤양에 쓰이는 시메티딘이나 관절염에 쓰이는 인도메타신을 비롯하여 복통과 녹내장에 이용되는 일부 약과 먹는 무좀약도 성적 능력에 문제를 일으킨다.

약 중에서도 남성호르몬 억제제보다 강력한 성욕억제제는 정신분열증의 치료에 쓰이는 항정신병 약물과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항우울제다. 이것은 남성 성기의 발기라는 아주 간단해 보이는 생리적인 기전이 인간에게는 다른 어떤 부분보다 훨씬 더 대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말해준다.

1920년대 중반 수테켈이라는 정신분석학자가 수면중에 발기현상이 있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하룻밤사이에 90분 정도 꿈을 꾸고 5, 6회 음경이 발기되는 시간이 있다는 것도 50년대 초에 알려졌다.

이 현상은 생후 3개월된 갓난아기와 여자에서도 나타난다. 여자의 음핵이 커지는 현상은 남자의 음경발기에 해당한다. 70년대 중반 여성 질벽의 혈류량 변화를 측정한 연구를 통해서도 음핵의 팽창현상은 남자의 음경발기와 같은 결과를 얻고 있다.

그후 이 수면중 발기현상으로 「발기부전의 원인을 알아 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 수면의학을 전공한 정신과의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80년대에는 리지즈캔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컴퓨터가 개발돼 발기의 강도와 지속시간을 자동적으로 기록했다. 몇 년전까지 이 방법은 상당히 유용한 방법으로 쓰였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에 발기유발제와 도플러검사법이 개발되면서 수면중 발기검사는 건강한 젊은 사람의 발기능력을 잘못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남성클리닉에서 흔히 하는 시청각유발 자극검사도 마찬가지 운명이다.
깨어 있을 때의 성적인 자극은 대개 남성호르몬과 상관없이 대뇌의 작용으로 일어난다. 이 대뇌의 자극반응을 보자고 하는 것이 30분정도 야한 시청각자극을 주고 있는 검사다.

예전에는 음경주위에 우표몇장을 붙여 놓고 새벽에 발기가 되어 있었나를 확인하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도 쓰인다. 수면중의 발기현상은 남성호르몬의 작용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대뇌의 작용과는 다르다.

현재는 일반 발기유발제를 투여하고 그 반응정도로 일단 이 환자가 어느 정도 발기에 문제가 있는 지를 안다. 그리고 그 원인이 심인성(心因性)인지 신체의 기질적인 것인지도 밝힐 수 있다.

또 호르몬검사와 함께 도플러검사로 아주 가느다란 음경동맥을 직접 들여다 보면서 이상여부를 확인한다. 음경동맥의 지경이 어느 정도 좁아졌는지, 또는 어느 정도 음경동맥의 최고 혈류속도가 떨어졌는지, 발기가 되었다가 곧 시드는 정맥유출이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으로 중요한 검사는 끝나는 것이다.

작년 초에 미국에서 여성의 음핵에 발기유발제를 투여해서 도플러로 그 혈류를 측정하는 시도가 처음으로 있었다. 기본적으로 남성이나 여성이나 음경과 음핵의 생리적 해부학적 메커니즘이 같기 때문에 여성에게서 이런 검사도 가능한 것이다.

수면중 발기검사의 유효성은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집에서 쉽게 자신의 성기능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이를 따를 만한 것이 없다.

새벽에는 남성호르몬 수치가 최고에 이른다. 오줌이 차 방광도 커져 있다. 이때 「당신은 발기가 됩니까」라는 질문에 「충분히 강하게 유지되는 음경의 발기가 있다」고 대답할 수 없다면 당신의 정력에는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성기피증이 있는 사람들은 성을 피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을 마련한다.

그들은 직접적으로 잠자리를 피하지는 않고 대개 「머리가 아프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댄다. 아니면 아이들을 핑계삼아 침실문을 열어 놓거나 또는 여러 가지 일을 만들어 부부 둘만의 시간을 가급적 피하려 한다. 또는 화장을 하지 않거나 지저분한 옷을 골라 입는 등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될 때 많은 경우 부부간의 성행위는 기쁨이나 즐거움이 아니라 의무와 노동으로 전락하게 된다.

성기피증이 있는 미혼여성의 경우 데이트는 하지만 성적인 접촉을 한사코 거부한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성접촉이 불가능한 사람들, 예를 들면 가톨릭교회의 신부같은 성직자에게만 접근하려 한다.

또 스스로 성적으로 전혀 매력이 없어 보이는 옷을 골라 입거나 일부러 남성스러운 행동만 골라 하려고 한다. 가장 심하게 표현된 성기피증 성혐오증의 증상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지내는 독신녀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성기능장애중 가장 흔한 형태인 성욕저하증은 그냥 수동적으로 가만히 있는 상태라고 한다면 성기피증은 보다 적극적으로 성을 싫어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기피증이 더 심해지면 성적 공황장애에 이른다. 이것은 이성이 손을 대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도록 싫고 불안 발작이 일어나는 경우다.

흔하지는 않지만 질경련증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다. 해부생리학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결혼을 했는데도 질의 비정상적인 경련으로 남성의 음경을 받아들이지 못해 몇 년씩 처녀로 남아 있는 경우다.

이차적인 성기피증은 여러 가지 성기능장애의 결과로 흔히 나타난다. 조루증이 심한 남성의 경우 가능한한 성적 접촉 자체를 피하려고 여자가 있는 술집을 습관적으로 멀리 한다. 이발소에 가서 면도를 하다가 여성의 손이 그 근처에만 와도 사정을 해버리기도 해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기도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조루증이 어느 정도 좋아지기 때문에 알코올에 의존하려고도 한다.그러다가 알코올 중독이 되기도 한다.

발기부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온갖 이유를 대며 성적 접촉을 피하고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거나 취미생활에 몰두하기도 한다.

이 사람들은 정말 성적인 에너지가 고갈되었을까.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의지력으로 성기피증을 유지하였던 간디의 경우는 간접적인 대답이 될 수 있다.

37세에 독신으로 살겠다고 힌두교 의식에 따라 맹세하고 그 후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간디는 60대후반에 『성적으로 결백하게 산다고 하는 것은 마치 칼날 위를 걸어 다니는 것과 같다』고 고백했다. 계속되는 몽정과 수면중의 발기로 고통을 겪던 그는 결국 79세에 사망할때까지 밤마다 젊은 여성들이 옷을 벗고 몸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 주도록 요구했다.

그 여성들의 말이 시사적이다. 『간디와 같이 자면서 성욕을 억압하면 할수록 더 자극적이고 노골적으로 되더라』

비정상적 성장배경이 큰 원인

20세기의 가장 악명 높은 지도자 히틀러의 13년간 통치는 3천여만명이상의 죽음을 불러 왔다.

그는 비엔나의 미술학교 입시에 두차례 실패했다. 40세가 되어서는 어린 조카 겔링과 2년동안 내연의 관계를 맺었다.

그녀를 대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기묘한 누드화를 그리며 학대했다.
견디다 못한 겔링이 권총으로 자살하자 에바 브라운을 만났다. 23세나 어린 에바의 지능 정도는 백치에 가까웠지만 매우 탄탄한 체격으로 아리안족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하나의 결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질이 너무나 얕아서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여러번 수술을 받아 성공했지만 이를 성공시켜 좋아했던 산부인과 의사는 곧 살해됐다.

1930년대에 독일에 나돌던 소문에는 히틀러가 발기부전증환자라는 것이었다. 「하일 히틀러」라는 경례법과 대중앞에서 박수칠 때의 히틀러의 특이한 동작이 그런 소문을 나돌게 하였다고 한다.

사실 그는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아주 특이한 성도착증 환자였다. 많은 여배우들이 히틀러와 동침하고 나서는 비밀경찰에 의해 살해되거나 원인 모르게 죽었다. 그 비밀이 퍼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희생되었다고 한다.

성도착증에는 여성의 속옷을 모으거나 긴 손톱을 좋아하는 것도 있다. 이것은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가벼운 증상이다. 그러나 으슥한 곳이나 심지어 버스안에서 자신의 음경을 내보이며 성적쾌감을 얻는 노출증도 있다. 또 망원경으로 이웃 아파트 창문을 엿보는 관음증, 지저분한 전화를 걸어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 행위 등은 타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심한 성도착증이다.

현대의 성의학이론은 「성도착증」이라는 말보다는 비정형적인 성행위라는 용어를 쓴다. 왜냐하면 모든 종류의 성적 이상행위는 법이나 사회적인 규범에 의해 결정되는 것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 원인은 유전적인 요소나 호르몬 이상보다 어린 시절의 성적 학대와 부모의 비정상적인 성행위 등 부모의 성가치관 부재때문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20세기 중반의 빛나는 성의학자였던 라이히는 인간 내부의 가장 심층적인 곳에 「자연적인 사회성과 성욕, 노동을 자발적으로 즐기는 성향, 그리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등이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들 본능들이 성 부정적 사회 문화나 복종적이고 억압적인 부계사회로부터 억압을 받았을 때 가학증탐학증 호색성질투 그리고 모든 종류의 성도착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하나의 성도착증은 다른 종류의 성도착증과 흔히 이어지고 나아가서는 인격장애와 연결된다. 한사람의 성도착증 환자를 따라간 독일 국민들, 한사람 때문에 6백만명이상이 학살당한 유태인들의 한을 생각해보라.

유교적 영향권에서 살아 온 우리나라 여성들은 성적인 불만이 쌓여도 가슴 깊이 묻어 두고 살았다. 여성이 성의 문제를 입밖에 내는 것은 미덕일 수 없었고 오히려 터부였다.

이런 여성의 인내는 남성의 성적 무지나 성기능 장애를 묵과하는 원인의 하나가 됐다.
결국 한국의 여성들은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부간의 성관계는 잊은채 애들에 대한 관심이나 교육을 강조함으로써 부부관계의 끈을 그런 대로 유지해 왔다고 할 수 있겠다.

프로이트, 킨제이, 마스터즈 존슨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4대 성의학자중의 한사람인 헬렌 카플란은 여성의 성반응에 대해 다음과 같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즉 환상만으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람이 5∼10%, 성교시 음핵이 자극을 받아야만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람이 약 40%, 어떻게 해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10% 정도라는 것이다.
즉 정상적인 부부관계만 가지고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람은 절반도 안되고 전체 여성의 약 10% 정도는 불감증이라는 얘기다.

이런 여성불감증은 드물게 남성의 포경처럼 여성의 음핵이 포피에 덮여 있거나, 질 근육의 탄력이 크게 떨어져 생기는 수가 있다. 해부 생리학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대개는 심리적인 요인이나 성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 불안 우울 성적억압 무의식적인 남편과의 힘겨루기 등이 흔한 원인들이다.
어린 시절의 성적 학대나 성폭행을 당한 경험등은 속설과 달리 별로 영향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너무 성에 몰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나 또는 통제력을 잃은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나 강박적인 성격으로 성행위중에도 꼼꼼하게 이것 저것을 따져보고 관찰하는 것은 불안에 빠지면 나타나는 증세라고 할 수 있다.

첫 아이를 낳고나서 성적반응이 더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은 산부인과를 오가며 남편이 아닌 남자의사의 진찰을 받거나 아기를 낳는 과정에서 성적인 수치심이나 초(超)자아적인 억압이 풀리기 때문이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최초의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젊은 사람, 감정적으로 성숙된 사람, 오르가슴을 한번도 느껴본적이 없는 사람일수록 그 치료효과는 높다.
이 경우 85%이상 치료효과를 경험한다. 그러나 성적인 접촉을 갖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성적 공황 장애나 성적 혐오증이 있으면 그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다.
본인이 고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마음의 갈등이 없는 경우는 동성애조차도 질병이 아닌 것으로 의학계는 이미 20여년전에 진단기준을 바꾸었다.

동물세계의 암컷은 교접시 성적 흥분이나 오르가슴이라는 것이 없다. 오직 수컷만이 성적으로 반응한다.
여성의 성적 반응이라는 것이 동물학적으로 보면 굉장한 특권이라 할 수도 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거의 잊혀져 있던 여성불감증이 최근에 큰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자체가 세태 변화를 반영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18세기 중엽 프랑스의 루이 16세는 로마제국의 공주이었던 마리 앙투와네트와 결혼했지만 7년 동안이나 부부관계를 이루지 못했다.

심한 포경에 의한 발기불능 때문이었다. 이 소식은 은밀히 유럽의 왕실로 퍼져 나갔고 이를 고치기 위해 유명한 의사들이 총동원되었다.
간단한 수술로 그의 성기능은 회복되었다. 앙투와네트는 뒤늦게 희열을 만끽하며 친구에게 장문의 편지를 써 자랑했다.

그 뒤를 이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중년에 원인모를 내분비질환에 시달렸다. 그의 시체를 검시한 의사는 나폴레옹의 성기와 고환이 매우 작았고 성적 욕망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고 검시 기록에 남겼다.
나폴레옹은 2명의 자녀가 있는 조세핀과 결혼해 13년 후에 이혼할때까지 자신의 자녀를 두지 못했다.

위의 두가지 예는 발기부전의 중요한 두가지 요인, 즉 기질적인 요인과 호르몬의 요인을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뒤 1백년도 안돼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인 슈테켈은 「불안」이라는 심리적인 요소가 더 흔하고 중요한 발기부전의 요소라고 주장했다.

1927년 슈테켈은 수면중 발기현상이 있는 것을 기질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으로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실로 발표했다. 이 사실은 아직까지 상당히 유용하게 응용되고 있다.

발기부전에 관계되는 중요한 호르몬은 남성호르몬과 뇌하수체호르몬의 하나인 프로락틴이다.
프로락틴이 늘어나면 발기부전이 되는 것이다. 프로락틴은 뇌하수체에 조그만한 종양이 생기거나 항(抗)정신병약물등의 투여 때문에 이루어진다.

기질적 원인으로 흔한 것은 고혈압 당뇨 흡연 지나친 음주 및 혈중의 고(高)콜레스테롤 등이다.
10여년전까지 호르몬의 이상을 제외하고는 심리적인 것이 발기부전의 원인이라고들 믿어왔다.
그러나 80년대 중반부터 발기유발제 투여 검사, 초음파검사의 일종인 도플러검사등을 통해 음경명맥을 직접 들여다 보면서 혈류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질적인 원인이 중요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나이 50데 이상의 발기부전은 심리적인 것보다 90%이상이 이런 흔한 성인병에서 비롯되는 기질적 원인에서 비롯되고 있음이 밝혀지게 되었다.

발기부전에 시달리고 있는 이가 얼마인지는 알기 힘들다. 일시적으로 발기능력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엄청날 것이다.
더구나 많은 남성들은 자신의 발기능력을 에너지의 근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발기부전이란 것이 너무나 자존심 상하는 얘기라 주위사람들에게도 말못하고 혼자서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한 광고에 현혹되거나 강장제에 의존하려 한다.

또는 학문적으로 전혀 입증이 안된 성기확대수술에 비싼 돈을 들이기도 한다.
부부관계의 친밀감이나 감정은 고려안하고 단순히 성욕만을 위해 원인적 검사는 필요없으니 발기유발제의 주사용량만 맞춰 달라는 요구가 많은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이상의 원인을 먼저 찾는 일이다.

하루에 수십마리의 암컷과 교미한다는 물개의 고환인 해구신은 정력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그외 호랑이 음경과 고환, 독사 자라 코뿔소뿔 인삼 마늘 녹각등에 몇가지 비타민이나 당귀등 한약재를 섞어 놓은 것이 흔히 우리나라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정력제 강장제들이다.

지난번 글에서 지적했듯이 나이 50세 이상의 발기부전은 90%이상이 고혈압 당뇨 지나친 음주 고(高)콜레스테롤로 인한 것이다. 이런 원인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의지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의 40%가량이 발기부전을 겪는다. 발기부전이 당뇨병의 첫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개 6개월 이상 진행된 당뇨병에서 발기부전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 원인은 높은 혈당이 음경에 있는 매우 가는 동맥의 신경을 서서히 파괴하여 마치 척추를 다친 것과 같은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치료를 안하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10% 정도가 발기력의 감퇴를 보인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경우 흡연한 햇수와 하루에 피운 담뱃갑의 수를 곱한 값이 30에 이르면 발기부전은 물론 관상동맥질환과 폐암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담배는 음경동맥을 좁아지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중 하나. 5년동안 하루 한갑의 담배를 피운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보다 음경동맥 폐쇄증이 나타날 가능성은 15% 정도 더 높다. 그리고 20년동안 하루에 한갑을 피운 사람은 그 가능성이 72%까지 급격히 증가한다.

지방 고콜레스테롤은 직경 0.3mm도 안되는 음경동맥에 더심한 손상을 입힌다. 혈액 흐름을 방해하는 콜레스테롤 침전물이 음경 부근에서의 혈액순환을 나쁘게 한다.
소량의 알코올은 성욕을 자극하지만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로 손상된 간장은 남성 호르몬의 분해생성물인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을 파괴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혈액속에서 강력한 성욕억제작용을 하는 여성호르몬이 증가해 발기부전이 나타난다.

해구신과 같은 동물의 고환은 남성호르몬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럴듯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남성호르몬만을 추출하여 치료 목적으로 쓰려고 하면 그 호르몬 약값은 한달 치료에 우동 한 그릇 값도 안된다.

부르는 게 값이 된 정력제를 만드는 제약회사들도 문제이고 그저 정력에 좋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사 먹는 사람들도 문제다. 한때 정력제로 인기있던 요힘빈이 아무런 효과가 없자 미국에서 판매금지된 것은 좋은 귀감이 된다.

아주 평범한 얘기지만 적절한 운동과 휴식, 성인병을 적절히 조절하고 술담배를 줄이는 것이 음경동맥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발기부전을 막는 길이다.

벌써 오래전의 일이지만 록 허드슨은 세상을 떠나면서 당시 「동성애자의 병」으로 알려진 후 천성면역결핍증(AIDS)의 공포를 남겼다. 킨제이는 역사상의 유명한 동성애자들로 소크라테스 플라톤 시저 다빈치 미켈란젤로 지드 콕토 차이코프스키등을 꼽았다. 앙드레지드의 「좁은문」에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성스러움이 실생활에서는 동성애로 나타났다.

동성애에 대한 역학조사는 1948년과 1953년에 킨제이가 1만1천여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보고한 것이 처음이다. 오늘날에도 이것이 가장 좋은 자료로 남아 있다.

킨제이에 따르면 남자 1백명중 4명은 평생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은 동성애자고 13명은 적어도 3년이상 동성애에 흠뻑 빠졌던 사람, 그리고 또 다른 13명은 동성애적인 태도를 보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결국 남자 1백명중 30명이상이 사춘기 이후에 다른 남자와 오르가슴에 이르는 경험을 가졌다는 것. 여자의 동성애자 수는 남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넬대 비뇨기과 발기부전 클리닉의 환자가운데는 동성애자가 꽤 많았다. 이들은 금발의 예쁜 간호사가 들어가도 시큰둥하다가 동양의 검은 머리 남자 의사가 들어가면 이상한 성적 반응을 보이곤 했다. 몇몇은 AIDS 양성인 겁나는 환자였다.

동성애에 대해 갈등을 느껴 치료를 받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에겐 치료의 성과가 좋다. 하지만 본인이 갈등을 느끼지 않는 동성애자는 치료가 힘들다.

세계 의학계는 이미 80년에 동성애를 정신병의 분류에서 삭제해 버렸다. 좀 급진적인 의사들은 그들을 환자라기보다는 보통 사람과는 성적 선호도에 차이가 있는 사람들로만 본다.

동성애란 모든 문화속에서, 모든 종류의 동물세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동성애를 사랑의 가장 높은 형태로 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정신병자도 아니고 단지 사회적으로 독특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은밀히 종로의 뒷골목에서 이루어지던 동성애자들의 만남이 이제는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동아리를 형성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구화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보수적이고 유교적인 우리의 사회구조가 어느 정도 이를 용납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동성애가 성적 선호도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은 정신분석학적 견해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러나 동성애에서 제일 흔한 형태로 일어나는 항문성교 때문에 결국 AIDS가 문제가 되어 사회적으로 심각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꼭 정신분석학적인 차원에서만 언급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일반적으로 사정(射精)은 건강한 남성의 경우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사정의 통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삽입후 1, 2분도 안돼 사정하는 조루증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30분에서 1시간이상까지 사정이 안되는 지루증이다.

접이불루(接而不漏)란 말이 있다. 교접은 하되 사정은 안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것을 잘못 알고 있는 남성들이 많다. 사정을 늦추는 것이 습관화되면 한번 사정하는데 많은 자극을 필요로 한다. 심한 경우 사정이 전혀 안되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컨대 정액이라는 것은 적절히 방출돼야 더욱 더 활발히 생성된다. 사정후에 느끼는 일시적인 피로감 때문에 정액을 아끼는 것을 정력을 세이브하는 방법으로 알고 있는 것은 착각이다.

지루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흔히 발기력 자체는 좋기 때문에 성적으로 상당히 흥분되어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들은 자극을 별로 느끼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동적으로 충분히 발기가 된다. 그것은 마치 환상만으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5∼10%의 여성들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남성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지루는 여성의 불감증과 같은 극치감에 장애를 준다. 대체로 지루환자들은 이성애적이라기 보다는 자기애적이어서 자위를 할 때는 그런대로 괜찮다가도 정상적인 부부간의 성행위에 들어가면 사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루증은 마치 만성변비때 변의를 느끼는 것이 반사적으로 억제되어 있는 것과 같은 증세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고통스러웠던 사정의 경험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또 상대방에 대한 성적욕망이 떨어졌거나 임신을 시키고 싶지 않다는 의식, 또는 음경을 무기 삼아 남성의 공격심을 표출시키려는 무의식적인 동기 같은 것이 거론된다. 지루증을 잦은 자위행위 때문이라고 보는 이도 있으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지루 치료법중의 하나는 자위훈련을 부인과 같이 하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척추장애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직장을 통해 전립선에 전기적인 자극을 주어 강제로 정액을 사출시키기도 한다. 이와 반대인 조루의 치료를 어렵다고 알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조루는 성기능장애중에서 제일 고치기 쉬운 것이다.

행동요법적인 조절과 일시적인 약물치료로 2개월안에 90%이상 치유될 수 있다.

그러나 지루의 경우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보다 깊은 성격적인 문제나 부부관계상의 문제에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그들의 성격구조가 조루환자들처럼 순수하지 않고 남을 학대함으로써 만족을 얻으려는 가학적인 경향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30대중반 미모의 부인이 남편과 함께 여성 불감증문제로 찾아왔다. 여자쪽에서는 별로 오고 싶지 않았는데 목석같은 부인과 같이 사는 남편쪽에서 견디다 못해 데려
왔다는 것이다.

의사이기도 한 이 부인은 한번도 오르가슴을 느껴보지 못하고 살았으며 또 성적접촉 자체를 싫어한다고 했다. 조루증상이 심한 남편 때문에 도대체 성적인 흥미를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다. 엄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 자위행위가 무엇인지도 몰랐으며 요즘은 단지 환자를 보는 것이 그녀의 낙이라고 했다. 이 경우 불감증보다도 먼저 성욕저하증을 치료해야 했다.

70년대 초 필자의 스승이던 헬렌 카프란은 인간의 성적반응을 성적욕구기 흥분기 오르가슴기로 단순화시키고 성욕이라는 측면을 강조했다. 그 후 20여년동안 연구된 결과에 의하면 일반인의 3분의 1정도는 이 성적욕구기에 문제가 있을 경우 성욕저하증 또는 성적공황장애 성적혐오증을 가진다는 것이다.

성욕저하증의 원인은 생물학적요인 및 심리적인 요인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생물학적인 요인은 성욕을 지배하는 호르몬의 저하를 비롯하여 우울증, 심한 스트레스, 고혈압, 약물 등을 들 수 있다. 심리적인 요인은 심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데 따른 불안, 배우자와의 힘겨루기, 친밀감에 대한 공포, 나아가서는 배우자에 대한 분노 등이 얘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단순한 성기능장애를 치료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남자의 경우 흔히 발기부전이나 조루로 인한 부끄러움으로 여자에게 접근을 안하게 된다. 여자의 경우 앞의 예처럼 불감증으로 성적접촉자체에 흥미를 잃게 돼 이차적으로 성욕저하증이 생기게 된다.

많은 부부들은 배우자의 성욕저하를 개인적인 「배척」으로 생각하여 위협을 느낀다. 예전에 느꼈던 배척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의 안정감이 무너진다. 여성으로서는 자신의 가슴이 너무 빈약하다거나 너무 뚱뚱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남성으로서는 너무 늙어버린 것 같다거나 발기력이 시원치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빠지게 된다.

이런 경우 부부사이의 행위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아무 재미없이 각본에 의해 움직이는 성적 드라마에 불과하게 된다. 이런 행위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찾을 수 없다.

성욕저하증은 발기부전이나 여성불감증보다 좀 더 심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앞에서 얘기한 환자의 경우 고치기 쉬운 남편의 조루증상부터 치료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 성욕저하증 치료에 있어서는 관능초점훈련, 부부간의 성적 환상의 공유, 정형화된 성행위의 변화를 꾀함으로써 상호유대감과 친밀감을 회복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우울제나 성욕촉진제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결혼생활에 대한 충실도이며 부부간의 사랑과 친밀감은 어떤 약보다도 가장 좋은 성욕촉진제가 된다.

82세의 점잖은 노인이 경남 어느시골에서 찾아왔다. 『지금 나이에 이런 문제를 꺼낸다는 것이 주책스런 일』이라며 머뭇 머뭇 꺼낸 얘기는 발기가 되지 않아 지난 15년동안 한번도 성관계를 갖지 못했는데 혹시 가능하냐는 것이다. 발기유발제인 프로스타글란딘을 소량 주사하고 15분쯤 있다가 그방에 다시 들어가 보니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지나간 시절이 억울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60대 초반의 대학교수도 찾아왔다. 몇십년을 자신의 남성적 능력 때문에 부인과의 갈등이 심하다고 말했다.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성생활 기간이지만 이제라도 치료할 수 있는지를 알아 보러 왔다고 했다. 온갖 서적을 뒤적여 보고 의사를 찾아 다녔지만 조루증을 고칠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에 행동요법인가 뭔가 하는 현대의 성의학 치료방법으로 조루증을 고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혹시나 해서 왔다는 것이다.

10년전만 해도 성기능 장애의 원인은 뿌리 깊은 성격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보는게 의학계의 통념이었다. 치료는 정신과의사들의 전유물이었고 성기능장애에 대한 의과대학 교육도 정신과를 중심으로 이루어 졌었다. 그 당시 비뇨기과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남자성기에 음경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정도였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많은 의사들은 발기부전환자들에게 음경보형물삽입술만 얘기를 해주든지 또는 조루증은 아예 고치기 힘들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또 정신과의사들은 음경의 귀두부분을 3, 4초동안 눌러 주는 스퀴즈방법과 같은 행동요법으로 조루증을 치료한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 어떻게 하는지는 몰랐다. 도플러검사나 발기유발제 등에 대한 최신 정보에도 둔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검증도 안된 온갖 민간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강장제로 보약이 이용되기도 하고 굼벵이나 지렁이 같은 이상한 동물, 하다못해 까마귀를 구워먹으면 양기가 회복된다는 속설이 널리 힘을 얻었다.

질근육이 헐렁해져서 불감증에 걸렸다고 짐작해서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예쁜이수술을 받은 여자환자도 마찬가지다. 대개 남성이나 여성의 성적 만족도는 질근육의 수축력이 문제되지 않는다. 꼭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질근육 수축력을 측정하고 수축력이 아주 낮은 경우 수술을 해 주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수술 자체보다 질근육 수축훈련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또 한국 남성들만큼 음경에 온갖 장치를 해 놓은 사람들도 드물다. 우리나라 남자의 약 10∼15% 정도는 음경확대주사를 맞거나 링을 끼워 여러 종류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성기 모양조차 이상하게 변형돼 있다. 미국에서 하루 20∼30명씩 진찰하며 발기된 여러인종의 음경을 보았지만 우리 식으로 음경을 학대(?)한 경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외국 의사들은 이상한 것을 먹어 정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믿지도 않고 또 그런 수술을 해 주지 않는다. 그만큼 외국에서는 의학정보가 개방돼 있다는 얘기가 되고 우리의 경우는 정보부족에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할 왜곡된 성지식이 판을 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지난 10여년동안 성의학 분야에서 가장 연구가 안된 부분이 바로 남성 성기능장애인 조루라고 할 수 있다. 조루가 성의학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원인은 「행동치료로 쉽게 고칠 수 있다」는 20여년전에 발표된 마스터스와 존슨의 연구가 의학계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원인이 발기부전이나 성욕저하증과 같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치기 힘든 암을 연구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얼굴에 나는 종기에 대해 연구하는 이는 적다. 조루에 대한 연구가 적은 것도 너무 쉽게 고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조루란 삽입후 1∼2분 이내 사정하는 「짧은 시간」이 병이란 개념도 있다. 또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사정이 되는, 마음대로 조절이 안되는 경우를 말하기도 한다. 그 빈도는 젊은 층에서는 약 반, 일반 성인층에서는 3분의 1이상이 나타난다. 그 이유를 몇몇 성의학자들은 자위행위와 연관을 지어 얘기하기도 한다.

대개의 남성은 첫번째 오르가슴을 자위행위나 몽정을 통해 경험한다. 서구의 경우 만 10세에서 14세 사이의 남자 90% 이상이 자위행위를 한다. 자위행위란 누가 볼까봐 죄의식속에서 빠르게, 강하게, 오직 사정만을 목표로 행해진다. 그들은 음경의 감각에만 온정신을 집중하고 그러다가 몇초의 오르가슴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남성은 사정을 조루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사랑에 빠지거나 또는 거리의 여자와 관계를 할 경우 4명중 1명의 남성은 첫 경험을 악몽으로 간직하게 된다. 그들은 삽입하기도 전에 사정을 해 버리는 것이다.

자위는 누구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묘한 흥분상태에서 이뤄진다. 이런 반복적인 경험이 조루증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결혼생활을 하면서 성행위를 편안하게 느끼고, 사정만을 편안하게 느끼고, 사정만을 위한 행위라기보다 사랑을 주고 받으며 기쁨과 친밀감이 생기면서 서서히 사정이 자연적으로 조절되는 것이다.

물론 선천적으로 사정을 빨리 하는 유전적인 경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또 흔치 않게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신경계의 질환이 조루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스트레스나 새로운 파트너와의 불안, 발기력에 대한 불안도 조루증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자위행위 자체가 조루의 원인이 된다거나 자위행위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위를 통해 자신의 신체나 음경의 성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건전한 성반응의 기초를 이루는 것으로 이를 통해 후에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하기야 신형 국산차의 헤드라이트 램프를 남자의 음경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놓을 정도로 성이 노골화된 우리의 현실에서 이런 자위문제로 좋다 나쁘다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