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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플랫폼「파이어폭스」의 미래상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24. 04:09

필자는 모질라의 존 릴리 CEO와 엔지니어링 담당 마이크 체로퍼 부사장과 함께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다. 두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몇 가지 알게 됐다.

예를 들면, 필자는 지금까지 모질라는 ‘돈벌기 좋아하는 탐욕적인 인물’을 더 고용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날 릴리 CEO는 “우리 회사에는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돈벌이를 좋아하는 인물도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

즉, 존 릴리 CEO가 말하려는 것은, 모질라는 다른 상업적 오픈소스기업과는 다르다는 것을 더욱 명확히 하려는 발언이다.
그는 모질라의 경영간부가 5명이 있다면 그중 4명은 기업가라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모질라와 경쟁하는 독점기업에 비교하면 규모가 작지만(오픈 소스의 프로젝트로서는 규모가 크다) 모질라의 팀과 커뮤니티는 교묘하게 구축돼 있어 경쟁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향후 마이크로소프트 앞에 무릎을 꿇는 일은 없을 거라 뜻을 전하려는 것이다.

다만 경쟁사와의 차이는 두 기업 간의 경쟁에서 모질라가 항상 먼저 고려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유저들의 관점이고, 경쟁사는 이를 다음으로 여긴다는 점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존 릴리를 비롯해 필자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는 “우리가 항상 하는 고민은 ‘어떻게 하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우리 제품에 대한 유저의 체험이며 돈을 버는 것은 그 후에 생각한다.”

그리고 이 유저의 체험은 현재 브라우징 체험을 넘어 진화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이 날의 이야기 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화제는, 앞으로 모질라의 파이어폭스(Firefox)가 웹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기능을 포함하는 플랫폼으로서 거듭날 거라는 사실이다.

페이스북(Facebook), 마이스페이스(MySpace), 아이폰(iPhone) 등 플랫폼으로서 주목받는 다른 것들은 잊어도 괜찮다.
파이어폭스는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꿀 웹 플랫폼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설명해본다.

모질라의 가능성을 이해하려면, 그 역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미 2005년 모질라의 재단은 구글로부터 월 400만달러의 수입을 얻고 있었다.
게다가 이 때, 돈을 받고 일하는 직원은 불과 10~12명 정도 밖에 없었다.
오픈 소스 기업인 것을 제외하고도, 규모의 작은 신흥기업이라면 어떻게 손을 써도 달성하기 힘든 매출이다.

이런 넉넉한 상황에서도 비영리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금이야 충분했지만 모질라에는 뚜렷한 사업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질라 재단의 이익은 매우 고액으로, 이는 비영리 단체에 대해 갤리포니아주의 세법이 정하는 범위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이때 모질라가 회사로서 다시 탄생했다.

야후 제리 양의 분노 
연간 4,800만 달러라고 하는 매출은, 모질라의 거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숫자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보여준 계기는 야후의 공동 설립자인 제리 양과의 회견에서 이다.

존 릴리는 2005면 제리 양과 만났다. 존 릴리가 모질라에 참가하고 제리 양을 방문한 것이다.

제리 양은 약속시간에 30분이나 늦게 와서 구글과 파이어폭스의 제휴에 대해 비난했다.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던 많은 야후 유저들이 시작페이지를 야후에서 구글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제리 양에 있어서 불쾌한 부분이었지만, 존 릴리는 오히려 모질라에 참가한 것이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파이어폭스가 많은 유저들에 있어서 중요한 존재가 된 것은 분명했다.
여기서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2005년 당시에선 모질라의 15명의 직원은 1,500만명의 파이어폭스 유저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2008년 현재 150명의 직원이 1억 6,500만명의 파이어폭스 유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모질라의 직원은 모질라 유럽(시장 점유율 3%지만 급성장중), 모질라 저팬(시장 점유 10%), 모질라 차이나 재단(시장점휴 3%지만 급성장중) 그리고 미국의 모질라 본사 등등 모질라는 글로벌적인 조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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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라의 존 릴리 CEO.
(제공: Matt Asay)

존 릴리는 나에게 모질라의 조직도를 그려서 보여줬다.
모질라의 조직도는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의 조직도와 비슷하다. 또 모질라의 사무실도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의 사무실과 비슷하다(내가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에도, 탁구를 하고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고, 현관을 나선 여직원은 애견을 산책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모질라에게 숨겨져 있는 가능성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모질라의 활동은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사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커뮤니티 플랫폼
존 릴리는 페이스북이나 아이폰 등의 경쟁하는 플랫폼에 비교했을 때, 파이어폭스는 훨씬 편리하고 사용하기 쉽다고 주장한다.
특히 다른 플랫폼과는 달리 파이어폭스는 진정한 커뮤니티 플랫폼이기 때문에 폭넓은 유저들이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 그리고 착상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서드파티들의 플러그인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이어폭스의 커뮤니티적인 측면은 단지 플러그인 뿐만은 아니다.
파이어폭스의 코드의 40%는 모질라에 의해 개발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모질라가 더 큰회사가 되도 이 비율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파이어폭스의 코드가 600만 줄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이는 정말 인상적인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커뮤니티에 의한 도움은 파이어폭스의 배포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최신판 파이어폭스는 37개의 언어로 지역화 된 상태로 배포되고 있다.
그중 모질라가 만든 것은 영문판 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플로러 7’을 배포했을 때 영문판 밖에 없었다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커뮤니티적 측면은 프로그램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모질라 안에서 프로그램의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은 8~10명으로 많지 않다.
하지만 만명이 넘는 유저들이 시범판을 다운로드해 인스톨하고 있을 정도로 커뮤니티로 부터의 반응을 빠른 편이다.

따라서 어느 나라의 페이지가 문제가 있다면 사용자는 직설적으로 “대만 페이지에서 글자가 깨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마이크 체로퍼는 “어떤 때는 작은 일로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외부에서 모질라의 팬들이 많이 형성되고 있다는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확실히 파이어폭스는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모질라는 이것을 살려 회사를 키우려는 생각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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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브(Weave)의 도식.
(제공:Mozilla)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존 릴리와 마이크 체로퍼에게 모질라의 역량을 어디에 집중하려고 하는 것인지 물어봤다.
이런 질문에 대해 그들은 모질라에 있어서 최우선 목표는 좋은 브라우저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더불어 ‘매우 평범한 브라우저’의 테두리를 뛰어넘기 위해 위브(Weave), 모바일, 플랫폼, 사용자 통계 등의 네 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위브(Weave): 브라우저 판의 클라우드(cloud)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즉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을 인터넷 베이스의 서비스와 제휴시키는 것으로, 어도비의 에어(AIR) 플랫폼 에 가깝다.

유저 통계: 모질라 정도의 폭넓은 유저층이 있으면, 컴스코어(ComScore)나 닐슨(Nielsen)과 같은 인터넷 측정 서비스를 옵트인(Opt-in, 사용자 동의)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록 참가율이 낮더라도 기반이 되는 유저수가 많기 때문에, 기존의 인터넷 측정 기업보다 도움이 되는 정보가 모일 것이다.
모질라는 사용자의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정보의 제공에 대해 사용자 자신이 얼마나 제공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최선의 모델이라고 생각해 많은 사용자의 동의 아래 많은 데이터를 제공해나갈 예정이다.

모바일: 존 릴리와 처음으로 모바일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은, 몇 년 전에 존 릴리가 오픈 소스를 활용한 모바일 사업을 시작하고 필자도 모바일 사업에 참가할지를 결정하려고 할 때였다.

파이어폭스와 모바일에 대해, 그 이후도 큰 움직임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모바일 전용 브라우저에도 전망이 있다고 존 릴리와 마이크 체로퍼는 입을 모아 말한다.

특히 이전에는 휴대폰에 인스톨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통신 사업자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지만, 애플이 아이폰으로 이 상황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모질라의 모바일에 대한 움직임을 노키아를 비롯한 휴대폰 대기업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코드를 제공하는 부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웹에 의해 PC와 모바일의 경계선이 애매해지고 있는 현재로썬 모바일용 파이어폭스는 크게 주목받을지도 모른다.

플랫폼으로서의 파이어폭스: 이 부분은 파이어폭스가 웹에 있어 기술 혁신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시사하고 있다.
게다가 그 가능성은 점점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브라우저는 내가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어떤 사이트에 오래 머물고 있는지, 마음에 드는 인물은 누구인지(검색이나 페이지 클릭을 통해) 알고 있다.
이처럼 파이어폭스가 자신에 맞는 광고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 받기위해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내가 인정할까?

물론 인정한다.
사실 꼭 부탁하고 싶을 정도다.
그 이유는 이런 소중한 정보를 유저가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이것을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를 서드파티 플러그인으로서 제공하는 것으로 끝나는 간단한 이야기일까?
아마 파이어폭스는 메타 플랫폼(meta-platform)으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모질라는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서 과금을 할 수 있다.

존 릴리와 마이크 체로퍼는 메타 플랫폼에 대한 화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입을 열지 않았다.
단지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부분은 모질라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력과 선견지명이 요구되는 찬스일지도 모른다.

고마운 것은 모질라의 운영 팀에는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기업가가 있다.
이런 기업가들은, ‘오픈 소스로 한밑천 잡고, 편하게 돈벌이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경험을 쌓아, 오픈 소스 기반으로 시장을 흔드는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윤리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만약 이 기업가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모질라에는 1억6,500만명의 유저가 있기 때문에 무언가 잘못한 일을 저지르면 즉석에서 소리를 높일 것이다.
어쨌든 모질라는 오픈 소스다.
오픈소스에 대해서는 참가자들의 ‘의견’과 ‘의지’가 지금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모질라만큼 유저의 소리가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은 아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