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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걸어온 길을 포기하고 싶습니다.
12시의 경쟁을 뜷고 과연 이글을 올릴 수 있을지..
저는 꿈꾸던 일들은 다 경험해봤습니다만 회의가 듭니다.
대우는 열악하고 바라는 것은 하늘끝에 정말 따라가기가 힘듭니다.
우선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26살의 여자입니다. 게임그래픽쪽에 근무하구 있구요. 경력은 한 삼년됬습니다. 회사에 다니다가 저 혼자서 감당해야 할 업무량이 너무 많아 지쳐서 그만두었습니다. 혼자서 맵 캐릭터 다합니다.
그리고 지금 프리랜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정말 컴퓨터앞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일하고 있습니다.
전 정말 멍청한가 봅니다. 사회경험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법
수정요구가 한번 주면 네 다섯번은 마구 고치라고 하더군요.
기어이 자신들이 원하는 퀄리티로 맞추려고 합니다. 그게....
업계에서는 최고의 퀄리티를 바라는 거죠.
솔직히 저 그 퀄리티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정말 많이 듭니다.
제 신조가 받은만큼 해주기였지만 그 사람들한테는 택도 없습니다.
제가 경험이 얼마 없다 보니 그렇게 쪼이면서 살아가고 있구
회사생활을 하게 되면 맨날 밤새움에 밤새움의 연속입니다.
전에는 철야를 한달동안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막 따졌으나 뭐 사활이 달린 프로젝트라 어쩔수 없다고 하구요.
돈도 없다고 얼마 못준다고 하구요.
그게 보통사람 한달 월급치를 석달동안 끌구 있습니다.
손목에 굳은 살이 박혔습니다.
네 다른 아르바이트도 해본적이 있는데 그쪽도 업계 최고의 퀄리티를 바라면서
돈은....한컷당 사만원 주더군요. 8번 고쳤구 일주일 걸렸습니다. 사만원 버는데.
....이쪽 업계에 회의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저 정말 잠도 못자고 밤새워서 열심히 일해봤자 돌아오는 거 하나도 없더군요.
여자라 무시당하지. 페이도 적지, 소화불량에 스트레스에 살 쫙쫙 빠지구요.
사실 저는 그림그리는 거 아니면 내 할일이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요.
게다가 이쪽 업계의 평균수명은 35세 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구요.
여자는 좀 더 적겠지요.
너무 힘듭니다. 대우는 열악하고 바라는 것은 하늘 끝까지입니다.
일본 유수의 게임그래픽을 보면서 이렇게 하라고 하는 거 정말 지쳤습니다. 예,, 저를 믿는다고 하네요.
그냥 밤 안새고 제때 퇴근하는 직업을 가지고 싶습니다... 이 일을 택한다면 평생 이러고 살아야 될 거 같습니다.
그저 그냥 제가 해왔던 일들은 취미로 남겨놓는게 더 행복할 거 같습니다.....너무 비겁한가요?
이건 여담이지만 제 아는 친구는 모 잡지사에 데뷔했다가 그 잡지가 폐간되어....오갈데 없는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녀의 꿈은 신일숙님같은 대 만화가가 되는 것이었지만 그녀의 꿈은 데뷔와 함께 사그러들었습니다.
전 그녀에게 그래도 밥줄이 될만한 일을 잡고 너 하고 싶은일을 취미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죽어도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요새는 많이 흔들리는군요.
그래도 게임쪽은 밥벌이라도 되지만 만화쪽은 그나마도 힘든 것 같아서 저는 그 친구에게는 투정을 부리지 못한답니다. 밥이라도 제가 사는 편이죠.
지금 겪고 있는 고충이 39살 정도라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뭔가 좀더 나은 방법을 찾기위해서 제가 고심을 해보겠습니다.만, 이제 26살이면 지금 겪고 있는 고충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도 20대 때 그랬습니다. 미술학원 강사를 때려치우고 고생하다가 처음 맡은 일거리가 명함 만들어주는 일이었는데, 5만원 받아서 차비빼고 작업비 빼고 제작비 빼고 만원이라도 남겼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그놈의 명함 고치고 또 고치고 다시 해주고, 그랬습니다.
당신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어려운 고충과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말에는 중요한 모순이 있군요.
>솔직히 저 그 퀄리티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정말 많이 듭니다.
>제 신조가 받은만큼 해주기였지만 그 사람들한테는 택도 없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퀄리티를 낼수 있지만 보수가 적어서 보수에 맞는 퀄리티로 해준다.
그런데 다시 고쳐달라고 한다. 결국 네 다섯번을 고친다.
결과적으로는, 처음부터 한번에 최고로 해줬으면 피차간에 시간낭비 안했을텐데 당신은 당신대로 한번에 끝날일을 몇번에 걸쳐 다시하고, 그쪽은 그쪽대로 시간낭비에 나름대로 스트레스 받아서 서로 신용잃고...결국, 받은만큼만 해주겠다는게 더 많이 하고도 칭찬도 못들은 결론이군요.
'받은 만큼 해준다'라는 것은 참 이기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없는 발상입니다. 게다가 20대의 나이에 그런 생각이라니....솔직히 사회에서 20대는 풋내기일 뿐입니다. 기성사회 입장에서는 풋내기 20대에게 일을 맡기는 것 조차도 선심이고, 돈 만원도 아까운게 현실이라는 것을 아셔야합니다.
당신이 100만원을 받은 경우, 당신이 생각하는 100만원의 가치와 돈 준 사람의 100만원의 가치는 전혀 다릅니다. 당신이 100을 받고 100을 해주면 된다고 생각할때, 100을 준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은 200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당신이 100이라고 준 것이 50으로밖에 여겨지지 않기도 하지요. 어떻게 '받은만큼 해준다'라고 설정을 할수 있지요? 당신이 하는 일의 고단함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돈을 주는 사람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준것입니다.
그럼 일하는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일해야합니다.
단지 당신이 최선을 다 할때 돈을 주는 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금액을 줄것입니다.
당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은 실력도 아니요, 감각도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직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한번도 (돈을 떠나) 진정으로 최선을 다한적이 없지않습니까. (받은만큼만 한다는 신조가 있으니)
당신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 틀렸습니다. 당신 논리대로라면 당신이 최고의 퀼리티를 낼수있는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누군가 1억을 주면서 일을 부탁해야 당신은 1억짜리 막강한 능력을 보여줄수 있겠네요. 하지만 아무도 그런 기회를 안주죠. 고작 몇만원, 몇십만원짜리 일만 반복됩니다. 당신은 그만큼만 해주고, 당신에 대한 브랜드 가치, 능력은 결국 몇만원, 몇십만원짜리 인간으로 사람들에게 굳어지는 것입니다. 사실, 자꾸 퇴짜를 맞고 수정을 해줘야하는 이력이 쌓인다니 몇십만원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는게 현실이지만요.
그쪽업계 최고의 퀄리티를 바라면서 4만원 준다고 불평입니다. 바보입니다.
4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최고의 퀄리티를 내야하는 일을 할 기회를 나에게 준것이 고맙지요. 그것을 보란듯이 해치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4만원이 아니라 40만원 줍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당신이 최고로 할수만 있다면 내말을 믿고 한번 해보십시오. 4만원받고 최고로 해주십시오. 그러면 그쪽에서 다음에 일을 도 부탁할겁니다. 그럼 그때, 이젠 4만원받고는 못해요라고 말하세요. 그럼 10만원 줄겁니다. 그리고 또 50만원어치 해주세요. 진짜 최고라면, 당신 보수는 갈수록 올라갑니다. 나중엔 속칭 '부르는게 값'이 됩니다.
나에게 어떻게 돈을 벌었느냐고 묻는다면 그 방법밖에 얘기해 줄것이 없습니다. 200자 원고지 장당 5~7000천원짜리 잡지원고를, 한편 쓰는데 일주일을 데굴데굴 구르고 머리를 쥐어 짜내서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글을 써서 기고하던 때가 엇그제입니다. 중요한것은 고료가 아니라, 글을 쓸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고, 그 기회는 나를 입증할 절호의 찬스라는 것입니다. 그 일은 절대적으로 나의 일이므로 무보수라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썼고, 나름대로 인정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대부분의 원고 청탁에 대해서 제가 원하는대로 고료를 받고 있습니다. 먼저 입증하고, 인정되면 부르는게 값이 됩니다.
당신은 한번 같이 일한 거래처와 몇차례나 일을 더 했는가요? 대부분 한번 거래하고 끝나지 않았는가요?
당신이 '받은만큼 해준다'라는 나름대로의 제한선이 있는 이상 아무도 당신을 원하지 않습니다.
일은, 돈을 떠나서 '하기로 했으면'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돈 얘긴 일을 하기전에 계약단계에서 신중히 체결하는 것이지만, 일단 계약이 체결되고 일을 맡았으면 돈 계산은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책임감있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돈 받은 만큼 해준다고 말하지만, 나라면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겠습니다. 돈을 얼마를 주던지 내가 맡은 이상 그 누구와도 비교할수 없게 최고수준으로 해주겠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엔 적자도 참 많이 봤습니다만, 결국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는 신뢰를 얻고나면 어디서나 최고의 대우를 받게됨을 믿습니다. 내가 돈을 떠나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그쪽에서 알게되면 돈문제는 줄다리기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은 맡은 이상은 내 이름을 걸고 나의 신용과 실력과 이력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나의 일'입니다. 결과물을 보는 사람마다 "이거 누가 했냐"라고 물을 것이고, "김형태라는 사람이 했답니다"라고 대답할것이며 그것이 나의 브랜드 가치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돈받은 만큼만 해주겠다니요. 그렇게 멍청한 계산이 어디있습니까. 4만우너 받았다고 나를 4만원짜리 인간으로 만들다니 정말 멍청한 짓 아닙니까?
당신이 돈때문에 '남의 일'을 해준다고 생각하는 이상 당신에 대한 사회적 대우는 결코 나아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손에 굳은 살이 박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최선의 방법이 틀렸습니다. 그리고, 굳은살 그거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 주변에 아는 사람들 직업병 한두가지 없는 사람 없습니다.
인정받고 싶고, 돈을 벌고 싶고, 발전을 이루고 싶다면, 돈을 떠나서 일을 하십시오.
명심하세요. 남의 일이 아니라 당신의 일입니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줘야하고, 가능성과, 신뢰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고 당신에게 끝까지 책임이 따르는 '당신일'입니다.
20대에 주어지는 모든 일은 자기를 증명하기 위한 일입니다.
20대에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감당해내고, 최선을 다해서 해치우고, 돈보다는 자신의 성취감에 더 큰 가치를 둘때 당신들에게는 진정한 자기 뜻을 펼칠수 있는 30대가 주어집니다. 그래서 30대를 입지(뜻을 세운다)의 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20대에 하는 일은 모두, 경제적인 가치가 아니라, 나를 입증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가치입니다. 그것 기회를 얼마나 극대화해서 활용하는가. 그것이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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